제가 중1 때, 그러니까 99년 말이었으니 대략 10여 년 전 이야기입니다.
그게 정확히 언제인지는 기억안나지만 아마 겨울방학 끝나고 2학년 교과서를 새로 받는 쯤입니다.
여중이기도 했고 반 친구들끼리 워낙에 친했던지라 헤어짐을 무척 아쉬워하면서 한편으론 2학년이 된다는 설렘이 있었습니다. 여하튼 그런 마음을 뒤로 한 채 교과서를 나눠받았습니다.
제일 마지막에 도덕교과서를 받았는데 제가 중학생 시절만 해도 국어나 도덕 같은 교과서는 책 크기가 무지 작았습니다. A4의 절반크기? 대신 두께는 좀 두툼한 그런 교과서였는데…….
그 당시 제 짝이었던 신양은 수재였습니다. 450명 중에 5등 밖으로 나가는 적이 없는 친구였거든요. 옆에서 제가 조잘대던 말든 그 친구 마지막으로 받은 도덕교과서를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살펴보더군요.
저한테 신경도 안 쓰고 책만 보는 친구를 따라 실없이 도덕교과서를 펼쳐서 구경을 했습니다. 그런데 책 중간쯤에 공중도덕에 대한 내용이 있었는데 횡단보도에서 찍은 사진이 있더라고요. 물론 그 당시 교과서는 웬만하면 다 흑백이었습니다. 그 사진도 흑백이었고요. 그런데 문득 신양이 제 책을 들여다보며 "야 이거 이상해" 라고 하더군요.
제가 왜? 하면서 신양의 책을 봤는데……. 제 책에는 그냥 길을 건너는 사람들과 건너편의 신호등만 보이는 사진인데 신양의 책에는 사진의 크기는 같은데 사진 안에 담긴 거리의 풍경이 조금 더 나와 있었습니다.
제 책의 사진에는 존재하지 않는 오른편의 신호등과 그 밑에 서있는 한복 입은 할머니가 있었는데, 그 할머니에겐 그림자와 다리가 없더군요…….
전 순간 비명을 질렀고 자기 책이 이상하다는 걸 눈치 챈 신양은 울상이 되었습니다. 제 비명소리에 시끄럽던 교실은 일순 조용해졌고 대략 40여명이나 되는 같은 반 아이들이 몽땅 제 자리로 몰려와서 책을 보았습니다.
담임선생님은 잠시 당황하시더니 신양의 책을 다른 책으로 바꿔주셨습니다. 다른 친구들 교과서도 보았지만 그런 사진은 없었습니다. 단순 인쇄 실수라기엔 기묘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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