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놀이 下
종이에는 제한시간이 4일이라고 했다. 그러면 4일 후, 역할을 잘하면 집에 보내 주려나?’ “똑똑똑” 누군가의 노크소리에 감고 있던 눈이 떠졌다. 나도 모르게 잠깐 졸아버린 모양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졸다니 나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 2시정도 됐겠지’라고 생각하며 손목시계를 보니, 8시였다. 졸았던 게 아니라 마음 놓고 푹 잔 거였다. 난 정말 대단하다. “똑똑똑” 계속되는 노크소리에 문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가서 문고리를 쥔 순간, 이건 아닌 것 같았다. 나는 문의 옆의 벽에 기대어 말했다. “누구세요?” 함부로 문을 열어줄 수는 없는 상황이었기에 신중하게 행동했다. “아, 저는 어제 서울대 다닌다고 소개한 사람입니다.” “근데, 무슨 일로?” “할아버지 기억나시죠? 할아버지께서 하실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