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서 귀신 본 썰
보통 한국 귀신을 대표하는 종류라면 처녀 귀신을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처녀라는 말을 보고 처녀 귀신을 ‘남자와 결혼하지 못하거나 사랑을 이루지 못해 죽은 처녀의 영혼’이라고만 여기기 쉽지만, 그보다는 ‘강렬한 원한을 품고 억울하게 죽은 처녀의 영혼’이 처녀 귀신이 된다고 이해해야 옳을 것입니다. 원한을 품고 죽은 처녀 귀신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는 1873년 서유영이 쓴 야담집인 금계필담(金溪筆談)에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강원도 강릉에 살았던 최씨는 진사(進士 과거에 합격한 사람) 호칭을 얻은 명예와 풍부한 재물까지 갖춘 부자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그의 세 아들과 손자들이 두 눈썹 사이에 붉은 종기가 돋아나다가 피가 터지는 병에 걸려 모두 죽는 참변이 벌어졌습니다. 이제 최씨의 자손 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