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이야기

 

한참을 졸다 깨어났다. 얼마나 잤는지 시간이 가늠이 되질 않았다.


옆에 있는 박이병을 쿡쿡 찔렀다. 

"야 몇 시야?" 
"하..한시 사..삼십분입니다." 
"그럼 우리 근무시간 
20분이나 초과한 거잖아?" 
"예 그..그렇스..습니다." 
"근데 왜 아직도 근무자 안 올라와? 어? 행정반에 전화를 넣어서 
올라오게 했어야 할 거 아니야?" 

나는 어리버리한 말더듬이 박이병을 답답해하며 TA-312전화기의 수화기를 집어 들었다. 그 때 
박이병이 내게 말했다. 

"이병장님, 다..다음 근무자 올라옵니다." 

저녁부터 내린 눈은 우리가 근무를 나올 때쯤 
멈추었고 강한 추위가 닥쳐서 근무자들은 모두 방한복과 방한화 마스크와 귀마개 등으로 중무장을 하고 있었다. 근무시간이 초과되어 1초라도 더 못 
자게 되는 것이 짜증이 나는 상황이라 수하고 뭐고 그냥 빨리 내려가서 환복하고 잠을 자고 싶었다.

 

"이새끼들아 왜 이제 올라와"


포대왕고였던 나는 아무것도 거리낄 것이 없었기 때문에,

다음 근무자들에게 인수인계고 뭐고 해줄 생각도 없이 그냥 휘적휘적 초소를 내려갔다. 

다음
근무자들도 늦은 것이 미안했는지 내게 별 말 없이 초소로 들어갔다. 

막사에서 초소로 올라오는 계단은 타이어로 만들어져 있었고 
중간에 한번 커브가 있기 때문에 근무자의 모습은 갑자기 나타나게 되어있었다. 

우리가 타이어로 되어 있는 계단의 커브를 지나 거의 
막사에 다 와 갈 때 쯤 이었다. 
갑자기 박이병이 흠칫 걸음을 멈추었다. 

"이...이인섭 벼..병장님..." 
"아 
뭐?" 
"바..발자국이..." 

뒤돌아 우리가 내려온 발자국을 보았다. 올라가는 발자국은 없고 내려오는 발자국만 찍혀있었다. 


"이상하네? 근무자 올라왔잖아? 야 박이병 아까 걔들 누구였냐?" 
"자..잘 모르겠습니다. 이...이인섭병장님이 너..너무 
빨리 내려가 버리셔서..." 

순간 소름이 오싹 끼쳤다. 우리와 근무교대 한 사람들은 누구란 말인가? 

너무나 
무서웠지만 초소에 누가 있는지 확인해야했다. 

내가 앞서 걸으며 초소 계단을 올라갔다. 박이병에게는 후방을 주시하면서 걸어오도록 
시켰다. 커브를 조심스럽게 돌았는데 후방을 주시하면서 걷느라 걸음이 늦어졌는지 박이병이 뒤따라오는 모습이 보이질 않았다. 나는 목소리를 낮춰 
박이병에게 말했다. 

"아우 이 어리버리 새끼 빨리빨리 안 와?" 

헐레벌떡 뒤쫓아 온 박이병은 내 질책에 고개를 푹 
숙였다. 안 그래도 굼뜬 박이병이 방한복에 귀마개에 마스크에 꽁꽁 싸매고 있으니 더욱 둔해 보였다. 

그렇게 가까이 다가선, 초소 
안에는 사람의 기척이라고는 없어보였고 우리가 초소를 나선 그 때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기분이 정말 이상해진 나는 문득 시계를 확인해 보았다. 
놀랍게도 시간은 근무교대시간 10분전인 한시 정각이었다. 나는 뒤에 서 있는 박이병에게 다시 물었다. 

"야 니 시계 다시 
확인해봐" 
"이상합니다. 아까는 분명.." 
"아유 씨앙 너 때문에 이게 무슨 꼴이냐?" 
"죄송합니다." 

나는 
몹시 화가 났다. 
박이병과 내가 모두 잠에 취해서 벌어진 일이라는 생각이 들자, 멍청한 박이병을 더 이상 참아낼 수가 없었다. 그렇게 
박이병에게 화를 내려던 순간, 그대로 굳어져 버리고 말았다. 

"왜 그러십니까? 이인섭병장님?" 

나는 박이병 쪽을


돌아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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