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친구한테 전화가 오다
국민학교 4학년인가 5학년인가때
동네 3총사라고 있었어 맨날 놀러다녔는디
여름방학 개학식날...행주대교 공사하는데에 모래산이라고 있었거든
거기서 놀다가...애들 한 다서여섯명 놀았을거야
한 애가 빠져서 죽었어
그런데 잘 놀고 집으로 1시간 걸어가면서 돌아가는동안 그애가 없었다는거 아무도 몰랐어
밤 늦게 그애어머니가 와서 물어봤을떄도 같이 온거...같은데 아닌가..할정도니까
당연히 동네 뒤집히고 난 엄마에게 뒤지게 맞고...
그리고 세월이 흘러서 모든게 잊혀지고
난 군대갈날 기다리며 밴드 생활하며 목동 5단지 LG25시에서 알바했거든.
이게 매장이 죠낸 커서 청소하고 물건온거 채워넣고 하다보면 정말 힘들어. 밤일이기도 하니까.
밤 10시출근 아침 8시퇴근..
어느날 집에와서 뻗어서 자는데 내방에 전화가 울리드라.
넘 비몽사몽이어서리...
안방에 누가 받겠지 했는데 나밖에 없는가 계속울려 끊이지도 않아..일부러 안받기도 하거든 잘떄..
그래서 받아서 여보세요? 하니
아 재원아 나 X석이야 하는거야. 죽은애.
그런데...정말 피곤해서 그랬는지 어떤지 난 그애가 죽은지 자체를 잊었나봐..
야 왠일이냐..건강하냐..여친있냐 이거저거 이야기 하다가, 난 아주 100원짜리 야쿠르트도 마시면서 한 20분도 넘게 통화했나
그런데 그놈이 이리로 놀러온대. 지금 집앞으로 온대.
갑자기 너무 피곤하고 나가기 귀찮드라.
아니, 보통 친구가 10년만에 찾아오면 두발벗고 나가야 하는데 그게 아노대 이상하게
한 5분동안을 미안하다 담에, 다음에 다같이 보자 (다같이는 개뿔, 당시 친구 아무도 연락처 모르는데..)
하고 온다는애를 뿌리치고 끊었어. 넘 서운해하드라고..바로 집앞이라고 금방 간다고 그러는데 못옷게 하는 나도 참..
그리고 도로 잤지
밤이돼서 엄마가 깨우더라고. 알바가라고. 일어나서 밥먹다가 아주아주 무심코 엄마 아까 정석이랑 통화했다...이러는데
내 입에서 그 말이 나옴과 동시에 '아...ㅆㅂ...그떄 아 그애 죽었는데!' 하고 알아챈거야.
밥상머리 분위기 싸하고.
엄마는 얘가 왠 미친소리 하냐고...
너무 어이가 없었지. 내방에 갔는데 아놔 전화하면서 마신 요구르트 병에, 담배피우고 비벼끈거까지 고대로 있더라는거지..
어머니는 말 나온김에 정석이 어머님에게 전화해보신다고 하더니...응 그애 기일이드라...
그 7월의 중순....